1. 소개
<3일의 휴가>는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복자’가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규칙 안내를 맡은 가이드와 함께 지상에 내려오면서 시작됩니다. 딸을 보는 기쁨도 잠시 자신이 살던 시골집으로 돌아와 백반 장사를 하고 있는 진주의 모습에 황당할 뿐입니다. 애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른 채 진주는 자신을 찾아온 단짝 친구 미진과 엄마의 레시피를 찾아가고, 낯익은 요리를 보자 서로의 추억이 되살아 납니다. 영화는 당초 2020년 12월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지고, 또다시 관람가 등급 판정 심사도 밀려 결국 2023년에 개봉했습니다. 2010년 개봉한 <친정엄마>이 각색가로 참여한 유영아 작가가 시나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스토리 소재는 엄마와 딸로 참신하지는 않고 결말도 예상이 되지만 엄마라는 단어만으로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2. 인물탐험
박복자(김혜숙) - 하나뿐인 딸 진주가 자신보다 나은 인생을 살게 하기 위해 애를 키워주는 조건으로 다른 집에 거주하면서 가정부 일을 합니다. 진주가 미국으로 유학을 간 뒤에는 김천에서 식당을 하다 세상을 떠난 뒤 하늘에서 3일의 휴가를 받아 진주를 만나기 위해 내려옵니다. 그러나 미국에 있어야 할 딸이 식당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자 안타까워합니다.
방진주(신민아) - 복자의 희생으로 미국 UCLA 수학과 교수로 성장했으나 그 둘의 모녀 관계는 원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복자가 죽자 휴직계를 내고 복자가 일한 시골의 백반집을 운영하며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찾고 싶어 합니다.
가이드(강기영) - 복자를 인간세상으로 안내하는 가이드이자 천사 같은 존재로 평범한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신입 가이드로서 엉성한 면을 보이지만 후반에는 모녀의 사연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대가를 치르는 조건으로 딸과 물리적으로 만나게 도와줍니다.
3. 줄거리
복자는 죽은 지 3년 만에 3일의 휴가를 얻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은 딸을 만나게 되는데 휴가에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딸이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얼굴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살아생전 삶의 전부였고 평생 자랑거리인 딸인 진주가 왜 이 시골에 있는지 알 수 없어 애가 탑니다. 이곳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알려주고 싶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그저 복자는 딸의 곁에 머물며 그동안 함께 할 수 없었던 딸의 마음을 알게 됩니다. 삶의 이유였던 딸이 무관심하고 매정해 야속하게 느껴졌었지만 사실은 엄마를 무척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살가운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자신에 대해 후회와 죄책감으로 마음의 병까지 얻었습니다. 그만 힘들어하라고 말해 주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복자의 기억 속에서 딸이 지워진다는 것입니다. 다시는 딸을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다는 되는 것입니다. 3일 동안 복자는 딸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을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4. 관람평
엄마와 딸이라는 소재만으로 뻔한 스토리가 예상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선택해 보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영화처럼 ‘돌아가신 엄마가 휴가를 받아 나를 보러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살아생전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하고 싶고, 함께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웃고 떠들고 싶고, 함께 옷을 고르며 쇼핑도 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날이 엄마가 곁에 있는 마지막날인줄 알았더라면 ‘사랑한다고, 우리 걱정은 하지 말라고’ 몇 번이라도 말했을 텐데 그렇지 못함에 눈물을 흘리며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누적 관객 52만 명으로 흥행에는 부진했습니다만 ‘김천’이라는 시골 배경과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음식들의 연출이 좋았다는 평입니다. 그리고 믿고 보는 김해숙 배우의 엄마 연기는 그 시대 엄마들 그 자체였습니다. 자녀의 행복을 위해 엄마의 희생은 당연하게 여기던 우리 엄마들의 한 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영화이지만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로 가득 찼고 힐링되는 영상들로 따뜻했습니다. 가족애를 느끼며 눈물 흘리고 싶다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합니다.